“환경 파괴 멈추지 않는다면 제2·제3 팬데믹 불가피”

“환경 파괴 멈추지 않는다면 제2·제3 팬데믹 불가피”

2020-10-11 

 

국내 최고 권위 ‘해양 전문 포럼’인 세계해양포럼(WOF)이 오는 27~29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네 번째 포럼을 연다. 올해는 코로나19 세계 대유행으로 현장 일반 방청은 불가능하게 됐지만 전체 프로그램을 온라인 생중계한다. 그만큼 글로벌 해양인과 시민들이 더 쉽게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포럼 흐름을 짐작할 수 있는 주요 연사와 진행한 사전 인터뷰를 4차례에 걸쳐 ‘미리보는 WOF 명강’으로 싣는다. 

 

“건강한 바다 없는 건강한 지구는 없습니다. 가장 좋은 팬데믹 예방법은 인류와 자연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것입니다.” 

 

올해 WOF 문을 여는 기조 연사 피터 톰슨 유엔 해양 특사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재앙이 이미 예견됐고, 인류가 이를 무시해 온 결과 대책을 궁리할 시기를 놓쳐 왔다고 일갈했다. 그의 주장대로 해양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지구 환경을 정화하는 첩경임에도, 코로나19 이후 청결이 중시되면서 오히려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해 세계가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에 몸살을 앓고 있다. 톰슨 특사는 “플라스틱 오염을 포함한 자연 서식지 파괴는 동물 매개 감염병을 계속 유발할 것”이라며 “플라스틱 사용을 ‘거부’하고 ‘최소화’하며, ‘재사용’ ‘재활용’한다는 4가지 행동 수칙을 우리의 모토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구 온난화 이슈도 이번 여름 뜨거웠다. 시베리아 동토층이 녹으면서, 이산화탄소보다 28배나 온실효과를 더 많이 유발하는 메탄가스가 흘러나온다는 소식이었다. 이에 대해 톰슨 특사는 “이제 다른 목표를 댈 것도 없이 2050년까지 지구상 탄소 배출을 제로화한다는 파리기후협약을 충실히 이행하는 길밖에 없다”며 “이것은 인류가 직면한 다른 어떤 이슈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도전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해운·조선 부문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선박이 어떤 에너지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는지를 물었다. 톰슨 특사는 “국제해사기구(IMO)가 2018년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 전략 목표를 채택한 뒤 탄소배출제로연대 같은 국제협력 틀이 만들어져 그린 수소(신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된 수소)와 같은 자원을 사용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나마 유지되는 자연의 복원력 덕에 해양 산업계가 피부로 느끼는 환경 재앙은 그리 심각하지 않은 대신, 지속가능한 목표 수행을 위해서는 당장 투자비 증가와 수익 감소를 감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톰슨 특사는 수산 분야를 예로 들어 후손들도 우리만큼 수산물을 섭취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재원 확보도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수산 자원 34.2%가 남획되고, 매년 200억 달러 이상의 공적 자금이 수산 기업 선단에 보조금으로 제공되고 있다”며 “이런 자금이 해안 주변 지역사회와 영세 어업 복원, 사료를 먹이지 않는 외해 양식, 해양 재생 에너지 등의 지속가능한 활동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었다면 어땠을지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특사 임명 직전 2016년 9월부터 1년간 유엔총회 의장을 맡았던 그는 특정 이슈에 대해 각국의 현실에 따라 이해관계와 입장이 나뉠 때 어떤 원칙으로 중재와 조정을 이끌었느냐는 질문에 “지구와 인간의 조화롭고 공정한 미래를 위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서로 다른 세계관 사이에 균형을 맞춰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는 것이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가 지향하는 핵심”이라고 밝혔다. 

 

원문 :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0101119090302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