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서 죽은 알바트로스새 뱃속엔 플라스틱 병뚜껑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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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8

 

 

  사이릴 거쉬(Cyrill Gutsch) ‘팔리 포 더 오션즈(Parley for the Oceans·해양과의 화해)’대표는 18일 “오는 2048년이면 전세계 수산물이 소멸 위기에 처할 수 있다. 10년 내 플라스틱 생산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자이너 출신인 거쉬 대표는 스포츠브랜드 아디다스와 함께 폐그물과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운동화를 만들어 주목을 받았다. 거쉬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막한 ‘제11회 세계해양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스스로를 전형적인 환경론자는 아니라고 소개한 그는 “오는 2048년이면 모든 해양수산물이 사라질 수 있다는 내용의 국제연합(UN)도 인정한 분석결과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지난 2012년 운영하던 디자인 회사를 환경단체로 바꾸고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태평양 한가운데 떠있는 ‘미드웨이 섬’을 소개했다. 섬 곳곳에 죽어있는 알바트로스 새의 배를 가르니 플라스틱 병뚜껑이 가득했다. 거쉬는 “현재 미국에서 마시는 식수의 80%에 플라스틱 성분이 포함돼 있다. 24개 글로벌 브랜드 맥주도 마찬가지”라며 “10년 내 플라스틱 생산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경단체를 설립한 후 바다에 버려지는 폐어망과 폐플라스틱을 모아 새로운 섬유를 개발했다. 이 섬유를 촘촘한 그물 모양으로 디자인한 운동화를 만들었다. 그는 “아디다스는 마케팅에 투자를 많이 안했지만, 2억5000만 달러(한화 약 2827억원)라는 경제적인 성공을 거뒀다”며 “이 작품의 성공 후 700개 이상의 글로벌 럭셔리 회사들이 아이디어를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플라스틱 등 해양폐기물을 활용해 다양한 섬유를 개발하는 등 사업을 키워가겠다”고 했다.

  제11회 세계해양포럼은 오는 20일까지 진행된다. 올해 포럼은 ‘바다, 경제가 되다(The Ocean, The Economy)’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전세계 22개국에서 200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오전 특별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제3회 해양인재포럼’에는 전국에서 선발된 100여명의 해양 전공 대학생들이 참여해 해양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었다.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해양 스타트업 대회에는 해운, 수산, 조선, 물류, 항만 등 해양 전 분야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 지원자들이 참가해 경합을 벌인다. 포럼에 참가한 해양 전문가들이 해양환경 보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19일 오후 4시 해운대 해변과 동백섬 공원 일대를 달리는 행사도 열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영상축사를 통해 “세계해양포럼은 다양한 해양이슈를 논의하고 발전대안을 제시해오면서 ‘해양의 다보스포럼’으로 자리잡았다”며 “이번 포럼이 해양을 둘러싼 수많은 도전을 극복하고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김문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