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디자인·해양인문학 세션
디자인 전문성 부재에 활용도 낮아
선박도 차처럼 대중적 디자인 좋아
어촌, 스토리텔링 활용 새바람 기대
27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6회 세계해양포럼’(WOF) 해양디자인 세션에서는 세계해양포럼과 부산디자인진흥원이 연계해 기술개발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해양디자인 산업의 현황에 대한 분석과 해양디자인의 브랜딩·고급화 방안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수환 계명문화대 산업디자인과 교수는 ‘미래 해양산업에서 디자인 역할과 전략적 대응 방안’이라는 발제에서 “21세기에 이르러 세계는 특히 자동차, 건축 전자제품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력뿐만 아니라 급격한 디자인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반해 해양산업의 중심인 선박의 경우는 특히 디자인에 있어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세계적인 규모의 조선소를 여러 개 보유하고 조선대국의 면모를 갖춘 우리나라의 경우라 해도 디자인 능력을 선박 생산에 적극적으로 접목시키지 못하는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선주사의 취향에 따라 선택되는 디자인이 아니라 소비재인 자동차처럼 대중적인 디자인이 필요하다. 국내 해양디자인 산업도 브랜딩과 고급화 전략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흥우 크리에이티브퍼스 대표는 “선박디자인 사례를 통한 디자인 프로세스 이해’라는 발제에서 “선박디자인의 경우 선박의 사용 특성과 해양에서의 안정성, 탑승자의 안전성이 고려돼야 하며, 제작상의 재료적 가공특성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형태의 경우는 이러한 기능에 따라 사용편의성과 환경적 요소를 배려하고 인간공학적인 사용 편의성을 고려해 목적에 근거한 최적화된 디자인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해양인문학 세션에서는 어촌을 활용한 문화콘텐츠 사례 분석을 통해, 스토리텔링을 활용해 어촌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손동주 부경대 인문한국플러스사업단 단장은 “어촌은 수산물 공급처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해양 영토를 수호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곳이다. 하지만 늘어나는 어촌지역 인구 감소로 해양수산부는 어촌 내 신규 인력 유입을 늘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의 어촌지역 활성화를 내놓고 있지만 여력이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최근 ‘도시어부’ ‘삼시세끼-어촌편’ 등 어촌을 활용한 문화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어촌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고 있다. 오래되고 낙후된 지역에서 한번은 살아보고 싶은 아름다운 곳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윤미 부경대 사학과 교수는 “울산 장생포항은 고래마을로 유명하다. 울산에서 고래를 잡던 포구는 이제 더 이상 고래를 잡고 있지 않지만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고래마을로 인식돼 있다”며 “어촌과 어촌민들이 간직하고 있는 ‘어촌다움’에서 어촌민이 아닌 도시인들은 어촌감성을 느끼고 경험하고 싶어한다. 무엇이 어촌다움이고, 여기에서 어촌감성을 어떻게 발견해낼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상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어촌연구부 부장은 “국민들의 여가 레저 수요가 증가하면서 어촌지역을 찾는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생산 중심의 어촌은 빠르게 관광서비스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어촌의 낙후된 인프라 개선과 해양레저 활성화를 위해서 정부는 어촌공동체가 주도하는 어촌뉴딜300사업을 통해 접근성 개선, 안전성 제고, 소득원과 일자리 창출, 집객력 제고 등 어촌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