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선박 상용화·해양디지털화, 피할 수 없는 흐름” [미리보는 WOF 명강]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미리보는 WOF 명강] ③ 오널프 노르웨이 해기원 연구원

선사, 각기 다른 IT시스템 탑재
수출입 물류 서비스 소통 힘들어
공동 표준 개발 국제 협력 필요
대우조선해양과 산학연 결성

 

오널프 얀 로세프 노르웨이 해양과학기술원 수석연구원. WOF 사무국 제공오널프 얀 로세프 노르웨이 해양과학기술원 수석연구원. WOF 사무국 제공

“자율선박 상용화로 선박의 자동화와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선박 기술과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과학자 중 한 명인 오널프 얀 로세프 노르웨이 해양과학기술원 수석연구원은 ‘제16회 세계해양포럼 기조강연’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노르웨이가 인구 500만 명에 불과한 작은 국가임에도, 선박의 자동화와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자율선박 산업에 적극 투자해 해당 분야에서 전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널프 얀 로세츠는 노르웨이 해양과학기술원의 수석연구원으로 에너지와 수송, 자율주행선박과 해양디지털화 분야의 전문가이다. 그는 1983년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교에서 전자공학 석사를 취득한 후 25년 간 해양디지털화를 연구해왔다. 2011년부터는 자율선박기술을 연구해왔으며, 2014년 11월부터 무인선박의 실현가능성을 연구하는 유럽연합의 MUNIN(해양무인항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그는 자율선박 기술이 해운업계의 또 다른 이슈인 탈탄소화도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선박이란 사람의 개입 없이 운행되는 무인선이다. 동력원은 전기와 수소연료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주행 정보는 곧장 기상관측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조류나 풍속을 고려한 최적 운항 조건이 제공된다. 선장이나 해기사들의 무인선박에서의 역할은 시스템을 감시하고 다른 배를 운항을 살피는 것이다. 오널프 연구원은 “자율선박은 항만 체류시간의 단축, 적시 도착 등과 같이 효율성을 높이는 저비용의 열쇠다”라며 “자율선박은 보다 효율적이고 유연하며 탄력적인 운송 시스템을 만들어 일부 지역에서만 배터리 작동을 가능하게 해 탈탄소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율선박의 상용화를 위해선 국제협력을 강조했다. 최근 선박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각각의 글로벌 선사들이 모두 다른 IT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어 온라인 예약 플랫폼과 클라우드 기반의 수출입 물류관리 서비스 등에서 소통이 어렵다. 오널프 연구원는 “전 세계적으로 50억 대 이상의 장치와 두 개의 주요 운영체제를 갖춘 휴대폰 산업에 비해, 해운업계에서는 새로운 디지털 솔루션의 비용이 많이 들고, 이를 축소하기 위해서는 공통 표준를 개발하기 위한 국제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널프 연구원은 그 중에서도 산학연 연구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조선 분야 에 중점을 두고 있는 한국과 자동화 및 디지털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노르웨이가 산학연 분야에서 서로 협력한다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대우조선해양은 노르웨이 해양과학기술원을 비롯한 세계의 연구 기관들이 산학연 기술협의체를 결성하고 조선해양산업 관련 환경규제와 자율운항선과 같은 최신기술 연구를 수행하기로 한 바 있다.

한편, 자율선박이 상용화 되려면 해운업계의 인력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1850년경에는 선박 승무원이 최대 250명까지 대형 선박에 탑승했고, 1970년대에는 50명까지 감소했으며 오늘날에는 20명 정도로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감소는 불가피하다”며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인력문제에 대한 대화를 지속하고, 이러한 변화가 모든 당사자가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