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배출 ‘제로’ 항만, 정부·기업 협력시스템 구축해야”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미리보는 WOF 명강] ① 알렉스 레빈슨 태평양환경재단 대표

한국, 해양 분야 영향력 가장 커
해운·조선 등 탈탄소화 조율 필요
탄소배출량 절반 감축 선언
한국 해운사 HMM에 큰 응원
경제는 결국 해양이 주도
해양 이익 최우선에 함께 노력하자
 

세계해양포럼(WOF)이 오는 25∼27일 사흘 동안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다. 올해로 16회를 맞은 세계해양포럼은 해양수산부, 부산시, 부산일보사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해양산업협회가 주관한다. 개막식을 포함한 모든 세션은 온라인 생중계되며, 앞서 사전등록을 받는다. 이에 주요 강연자 4명의 인터뷰를 ‘미리보는 WOF 명강’에서 소개한다.

“사람을 위한 항만이 되려면 항만, 정부, 기업이 협력해야 합니다.”

태평양환경재단 대표인 알렉스 레빈슨은 제16회 세계해양포럼 기조강연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은 항만산업부터 해운, 조선산업에 이르기까지 해양 분야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며 “해운·조선·항만 분야의 탈탄소화를 추진하려면 이러한 산업의 한국 지도자들과 협력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대표로 있는 태평양환경재단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글로벌 해양환경 비정부기구(NGO)로, 특히 국제해사기구(IMO)와 협력해 해양과 항만 분야에서 탈탄소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태평양 연안 지역의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번영과 건강하고 탄력적인 공동체 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단은 특히, 국제 해운의 미래를 위한 ‘기후탄력적 개발’이라는 목표를 설정해 국가, 정부, 지역사회, 단체, 투자자 등과 협력하고 미국, 멕시코, 캐나다 등의 국가에서 ‘탄소 배출 없는 항만’ 조성에 앞장서는 운동인 ‘사람을 위한 항만’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항만 탈탄소를 위한 구상 중 하나로, 깨끗하고 탄소 배출 없는 도시 허브로 만들자는 취지의 글로벌 캠페인이다. 아시아 지역에는 중국에 이어 한국에 대해서도 협력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는 “항만의 화석연료기반 건설 중지, 무탄소 선박의 의무화 추진, 무탄소 무역로의 조성 및 건강하고 공정하며 번영하는 항만 커뮤니티의 조성이 목표다”고 해당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그중에서도 한국은 항만산업부터 조선산업에 이르기까지 해양 분야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에, 재단의 큰 관심대상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그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절반으로 감축하겠다고 선언한 한국 최대 해운사인 HMM의 의지에 대해서도 큰 응원을 보낸다”며 “HMM이 2050년이 아닌 2040년까지 탄소 제로를 위해 노력한다면 머스크사 만큼이나 선도적인 기후 리더십을 보여 주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태평양환경재단은 HMM과 더욱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글로선 해운선사인 머스크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45% 줄이고, 2040년까지 탄소 제로를 달성하기로 공표했다. 재단은 머스크와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같은 맥락에서 주요 해운사와 이러한 해운사에 의존하는 아마존과 월마트 등의 기업을 포함해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다국적 기업들은 탈탄소화를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알렉스 대표는 “재단은 정부와의 관계와 동일한 방식으로 기업과의 관계를 구축한다”며 “기업들이 발생시킨 오염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사회에 대한 공정한 처우를 지원하도록 보장하고, 사회 속에서 취하고 있는 모든 조치가 빠른 탈탄소화를 추진하도록 보장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기업은 세계를 탄소배출 제로의 미래로 이끄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재단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러한 기업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환경오염을 완화하기 위해 강조하는 것이 바로 위와 같이 영향을 미치는 국가, 기업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시스템 구축이다. 그는 “무탄소 해운으로의 전환은 쉽지 않지만 과학계에 따르면 2020년대는 기후행동이 중요한 시기이며 선박의 평균수명이 20~30년이므로 선박의 탈탄소화가 즉시 시작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아 주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단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에서 강조하는 것이 다국적 기업들이 시장지배력을 통해 무산소 해운을 촉구하고 실천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도 국가나 지역사회가 모두 참여하는 협력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경제는 결국 해양이 주도하며 우리가 이 해양을 지키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양의 이익을 최우선하기 위해 함께 행동한다면 미래세대가 활기찬 지구를 즐기며 살아갈 수 있도록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