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F] 세계 식량 안보 위기 해결, 지속가능 어업에 달렸다

[WOF] 세계 식량 안보 위기 해결, 지속가능 어업에 달렸다 

21.10.27

 

ESG(환경·사회·기업 지배구조)에 관한 이슈는 수산업계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27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세계해양포럼'(WOF)의 '수산 세션' 주제가 ‘2030 SDGs(지속가능 발전 목표) 달성과 ESG 혁명’인 이유였다. 이날 좌장을 맡은 조정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연구본부장은 “과거에는 사회 공헌의 차원에서 ESG를 고민했다면 최근에 ESG는 비즈니스적 측면은 물론 기업의 미래 가치와도 직결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수산과 양식 4.0 - 포스트 코로나’라는 주제로 기조발제를 맡은 매튜 탄 어센토프트 아쿠아 아시아 CEO는 “인류는 지난 100년간 매우 빠른 속도로 환경을 파괴해 오고 있다”며 “지구 온난화로 인해 물고기들의 행동 반경 자체가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탄 CEO는 코로나19가 인류에게 큰 위기이지만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됐다고 봤다. 

 

탄 CEO는 “지구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최대 효율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탄 CEO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지속가능한 신기술의 도입으로 수산업의 판도를 바꿔야 할 시기라며 고도화된 양식업은 우리와 우리 자녀 세대를 위한 ‘장기 보험’이 된다고 주장했다. 

 

패트릭 칼레오 해양관리협의회(MSC)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괄 디렉터는 ‘MSC 프로그램을 활용한 환경, 사회 및 거버넌스 구현: 투자자를 위한 가이던스’란 주제로 발제했다. 칼레오 디렉터는 “바다 자원의 3분의 1 이상이 남획되고 있다”며 “미래 세대와 지금을 위한 수산물 공급과 보존을 위해서는 이를 막을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칼레오 디렉터는 지속가능성을 위한 포괄적인 관리를 하는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등에서는 어족 자원이 늘어나고 있다며 관리를 제대로 한다면 다시 바다에서 자원을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칼레오 디렉터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지속가능한 어업을 담보하는 MSC 인증을 받은 업체는 금융, 투자 등의 분야에서 혜택은 물론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즈니스적 차원에서의 다양한 이점으로 인해 2021년 516개 업체가 인증을 받았거나 인증 중이며 특히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유통업체 4만 6000개 이상이 인증을 획득했다. 

 

마뉴엘 바랑지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수산양식국 국장도 ‘수산으로 세계 식량 안보를 해결하는 청색 전환’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칼레오 디렉터의 뜻에 공감했다. 바랑지 국장은 “코로나19로 인해 1억 명 이상이 영양실조를 겪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수산물은 이러한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라고 ‘블루 푸드 트랜스포메이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바랑지 국장이 관심 있게 지켜본 것은 양식이다. 1995년 수산업 중 24%만이 양식이었지만 2019년 48%까지 올랐다. 바랑지 국장은 “양식업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SDGs 시대의 도래와 한국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는데 유엔 SDGs와 우리나라 K-SDGs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했다. 현재 K-SDGs는 이해관계자, 전문가, 시민사회의 협력으로 만들어져 심의를 통해 국무회의를 통과하는 방식이다. 17개 목표의 틀은 유엔과 같지만 세부 지표는 20% 정도 동일하다. 김 교수는 “한국 상황에 맞춰서 세부 지표를 조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장기적으로는 하나의 체계로 통합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속가능어업을 넘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명우 동원산업 대표는 현장에서 ESG 적용 사례를 발표했다. 동원산업은 2019년 국내에서 최초로 MSC 인증을 받았고 지속가능한 수산업을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회의인 ‘시보스'(SeaBOS·Seafood Business for Ocean Stewardship)의 멤버로 활약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해서는 현장에서의 인식이 중요하다”며 “현장에서의 교육을 통해 가오리, 상어, 거북 등이 혼획될 경우 다시 방생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원산업 역시 지속가능을 위해서 양식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동원산업이 택한 것은 대서양 연어다. 국내에 연어 수입이 늘어나면서, 그만큼 탄소도 더 많이 배출됐다. 대신 연어가 우리나라 고유종이 아니기에 환경 교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육상 어업’을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업계에서는 ESG를 하면 비용적인 부분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지만 MSC 인증 후에는 브랜드 가치는 물론 가격 프리미엄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문 :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1102719060995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