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신용카드 한 장 분량 미세플라스틱 섭취…인류 재앙될 것"
2019-10-31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이 인류와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재앙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세계적으로 연간 800만 t 이상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해양으로 유출되고 있는데, 2030년이면 1억 t 이상이 그대로 자연에 버려질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길이 5㎜ 미만의 미세 플라스틱은 어패류 등 해양 생물에 염증을 일으키며, 이 같은 수산물을 소비하는 인간에게도 심각한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2019 제13회 세계해양포럼' 마지막 날인 1일 파라다이스호텔부산에서 열린 특별세션4 '해양환경-바다를 습격한 플라스틱'에서는 국제 환경 NGO 관계자와 환경 운동가, 연구원들이 실질적인 위협으로 부상한 '플라스틱 오염'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전 세계적인 공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발제에 나선 킴 스텐게르 싱가포르 WWF(세계자연보호기금) 전략소통대외협력 책임자는 최근 WWF와 호주 뉴캐슬 대학이 공동 진행한 '플라스틱의 인체 섭취 평가 연구' 결과를 인용해 플라스틱 오염 실태를 조명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매주 미세 플라스틱 2000여 개를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무게로 환산하면 5g인데, 신용카드 한 장을 먹고 있는 셈이다. 미세 플라스틱 섭취량은 한 달이면 칫솔이 무게에 육박하는 21g, 1년이면 공깃밥 한 그릇 분량 보다 많은 250g을 넘어선다. 미세 플라스틱은 플라스틱이 함유된 합성섬유 의류를 세탁하거나, 자동차 운행 때 합성 고무 재질의 타이어가 마모되는 과정 등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주로 물을 통해 섭취되는데, 어패류 소금 맥주 등 우리가 먹고 마시는 모든 것들에 들어있다.
그는 그렇다고 당장 인류가 플라스틱 사용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며 "플라스틱 제품을 다시 사용하고, 재활용하고, 친환경적으로 디자인하는 등 순환경제로의 이행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호주 '시빈'사의 피트 세글린스키 CEO는 해양쓰레기를 빨아들이는 부유식 쓰레기통 '시빈'을 개발해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구현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했다. 시빈은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와 기름, 연료, 세제, 미세 플라스틱을 수거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부유식 쓰레기통이다. 현재 52개국 선착장에 80개 이상이 설치돼 하루 3.6t의 바다 쓰레기를 처리하며, 5억 L의 물을 정화하고 있다. 그는 "기술은 결코 해양생태계를 살릴 해법이 될 수 없으며, 우리가 환경을 대하는 태도를 바꿔야만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미래 세대에 대한 교육과 캠페인, 참여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시민들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깨끗한 바다를 위한 로잘리아 프로젝트 창립자인 레이첼 밀러는 극세사 오염을 막아 주는 친환경 세탁볼인 '코라볼'을 발명해 해양환경 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소개했다.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해 만든 직경 10㎝의 코라볼은 세탁 때 합성섬유 부스러기들을 수거해 미세플라스틱과 합성섬유가 해양으로 방출되는 것을 막는다. 그는 버려진 폐어망을 재활용해 스케이트보드나 선글라스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업체나 플라스틱 커피 스틱 대신 스파게티 면을 사용하는 카페 사례를 소개하며, "일상의 작은 행동과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큰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원문 :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19110111545144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