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크루즈가 뜬다… 부산을 핵심 모항으로 육성하라

부산항, 크루즈 산업 중심지 가능성 높아
국제 협력체계 구축·국적 선사 육성 시급

 

 

2016년 5월 2일 부산항에 동시 입항했던 3척의 외국 크루즈선. 위에서부터 영국 국적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15만5천t급), 이탈리아의 코스타 세레나호(11만4천t급), 프랑스의 M.V.소레알로호(1만900t급). 부산일보DB

부산에서 열린 제16회 세계해양포럼(WOF)이 27일 폐막했다. 이 행사에 사전 등록한 국내외 인원만 1200여 명에 달할 만큼 사흘간 대성황을 이뤄 고무적이다. 11개 세션에서 포스트코로나 시대 세계 해양산업의 변화를 전망하며 탈탄소 대책을 비롯한 실효적 대처 방안을 내놓아 ‘해양의 다보스포럼’으로 부를 만하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국내 유일 국제관광도시이자 세계적인 항만을 가진 부산 입장에서는 ‘크루즈 세션’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부산이 아시아 크루즈 시장의 거점 모항(母港)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와서다. 부산시도 크루즈 산업 발전은 간절히 원했던 바다.


사실 부산의 크루즈 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에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부산항은 108항차의 크루즈선과 19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 탓에 2020년 예정된 176항차의 크루즈선 입항이 대부분 취소돼 8항차로 급감한 이후 현재까지 단 한 척도 부산항을 찾지 않았다. 크루즈선 내 집단감염과 정부의 방역을 위한 입항 거부 조치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부산이 크루즈 관광객들이 여러 날 머물지 않고 몇 시간 잠시 들르는 기항지에 그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크루즈선이 며칠씩 정박해야만 관광객들이 하선해 많은 돈을 뿌리고, 관광산업과 선용품산업 등 연관 업종의 혜택으로 이어지며 고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까닭이다.

이 때문에 이번 포럼 ‘크루즈 세션’의 발제자인 테드 블라미 차트매니지먼트컨설턴트 회장의 발언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그는 세계 크루즈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지역은 아시아라고 밝혔다.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크루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코로나19 이전 크루즈 휴가객이 5만 명에 못 미쳤지만, 잠재력은 크다는 게 테드 블라미 회장의 분석이다. 그는 특히 초대형 호화 크루즈선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와 터미널을 갖춘 부산항이 핵심 모항 역할을 하기에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부산 크루즈 산업을 한류 열풍을 일으킨 K컬츠와도 잘 연계해 아시아 등지 시장을 공략한다면 세계적인 K크루즈로 성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세계 크루즈 관광 트렌드 파악과 글로벌 선사 및 여행사 유치가 필요하다. 부산항 크루즈 네트워크를 해외로 확장해 활발한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급선무여서다. 이와 함께 국내외에서 온 관광객들이 부산에서 크루즈선을 타고 동북아나 세계 관광지로 출발할 수 있는 크루즈 모항으로 키우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정책적으로 국적 크루즈 선사 육성과 국적선 도입이 병행된다면 부산항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K크루즈와 글로벌 크루즈 시장의 허브가 되는 건 시간문제일 테다. 마침 정부는 24일부터 크루즈선의 국내 입항을 재개했다.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 부산항만공사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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