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F] “해양기업들, ICT 융복합 디지털 혁신기술 선점해야”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디지털 전환 세션
국제 표준인증 선도 경쟁 치열
자율운항기술, 미래 해양산업 핵심
디지털 표준 개발, 국제협력 필요
국내 항만, 스마트 물류 구축 부진

 

‘제16회 세계해양포럼’ 둘째 날인 26일 부산롯데호텔에서 ‘디지털 전환’ 세션이 열렸다. WOF 사무국 제공

ICT 융복합 디지털 기술혁신으로 해양산업의 핵심인 조선, 해운, 항만 산업도 새로운 세계해양질서에 빠르게 적응하는 중이다. 이제 해양기업들은 잠재적 혁신기술을 선점하고 국제 표준인증 선도를 위한 생존경쟁에 뛰어들었다. 앞으로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주도할 플레이어는 누가 될까.

26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6회 세계해양포럼’(WOF) 디지털 전환 세션에서는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해운, 조선, 항만 산업의 자동화 현황을 두고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다.


임도형 (주)아비커스 대표는 해운 관련 발제에서 “자율운항 선박은 분명히 미래 해양산업의 핵심이 될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자율운항 솔루션 전문기업을 설립해 첨단 자율운항기술로 해양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상용화하고 있는 등 글로벌 해양기업들은 선박의 자율운항을 위해 끊임없는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승무원이 탑승한 낮은 수준의 자율운항 시스템을 탑재한 선박은 이미 운항 중이다. 높은 단계의 자율운항 선박인 무인 선박은 하룻밤 사이에 갑자기 도래하지 않기 때문에 단계별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따라서 안전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국제사회는 경쟁이 아닌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널프 얀 로세프 노르웨이과학기술공업연구원(SINTEF) 해양수석과학자는 ‘국제해사기구 해상교통간소화위원회에서의 국제협력을 통한 해상 디지털 전환’이라는 발제에서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은 정보의 디지털화와 정보를 이용한 프로세스의 디지털화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다. 표준을 이용할 수 없는 한 업계는 매우 비싼 비용을 치를 수 있다. 또 디지털화가 개방적인 국제 표준에 기반을 두고 충분한 당사자들이 채택한다면, 디지털 생태계를 만들 수 있고 그 안에서 필요한 디지털 전환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앱을 개발하는 것이 더 쉽고 저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널프 얀 로세프 해양수석과학자는 “그러나 해양 분야에는 디지털 생태계의 구축을 어렵게 만드는 몇 가지 특성이 있다. 하나는 국제무역에서 100GT 이상의 선박이 9만 6000척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적다는 것이다. 수십억 대의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공통의 표준과 생태계에 대한 자연스러운 융합에 의존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또 다른 하나는 선박들이 전 세계를 항해하며 방문하는 모든 항구에서 동일한 표준을 요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해양 분야는 필요한 주요 디지털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표준과 생태계를 개발하기 위해 분명하게 국제협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정흠 부산항만공사 항만R&D 실장은 ‘디지털 전환시대-부산항 운영 효율화를 위한 디지털 트윈 적용과 향후 과제’라는 발제에서 “세계적인 허브 항만들은 무인 자동화를 넘어 물류 주체 간 정보공유와 디지털 트윈(현실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한 것) 기반의 스마트 물류를 실현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항만들은 후발주자로 경쟁하는 상황이다”며 “한국판 뉴딜로 시작된 5G 기반의 디지털 전환에 맞춰 항만을 중심으로 선박-배후물류 영역까지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해 우리나라 수출입 물류 경쟁력 제고와 디지털 항만으로의 도약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통합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을 통해 선박 입출항 안전성 제고, 항만 생산성 제고, 배후물류 연계성 제고 등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선임연구원은 ‘국내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사업-지능형 시스템의 검증 절차 개발’이라는 발제에서 “전 세계적으로 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KASS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총 4개의 핵심 기술 분야를 위해 총 13개 단위과제로 구성돼 있다”며 “개발되는 지능형 시스템은 시뮬레이션 기반, 소형 24m급 시험선 등이 최종적으로 1800TEU 컨테이너선에 탑재돼 검증을 수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